하와이 – 11월 2016 – Day 1

대학교 동창이랑 하와이를 갔다…그녀의 이름은 ‘신나’라고 하겠다.

유명한 영화 ‘친구’ 에서 왜 친구한테 “니나 가라, 하와이” 라고 권한 줄 알겠다…하와이 진짜 좋네…거 참 센스있는 친구네…내가 “친구”를 아직 안 봤으니 잘못 해석한것 같지만, 암튼 그 정도로 좋았단 말이다.

토론토에서 출발했다. 아침 8시 비행기를 위해 새벽 5시반까지 공항에 도착했다. 잠에 약한 우리 둘 다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 날은 사진도 두장밖에 없다.

비행기 한번 갈아타고, 1시간 반 대기 포함해서 13시간이였다.

토론토 공항 직원들이 정말 까다로웠다. 가방 엑스레이 찍는 아저씨는 내 캐리어에 있는 우산을 꺼내란다…힘겹게 꺼내주니까 만지작하시다가 머리를 끄덕이고 나한테 가방에 다시 넣으란다…아저씨, 싸울래요? 왜 내 우산을 만졌어야하는가…양아치니? 난 아직도 모른다.

그날따라 세관 사람들이나 다른 공항객들이나, 새벽에 잠 못자서 그런지 매너 꽝인 사람들이 많았다. 그냥 빨리 비행기 타고 섬에 가고 싶었다. 공항 음식은 또 얼마나 맛없는지…Great Canadian Bagel에서 아침 베이글 샌드위치를 샀는데….음…데운 플라스틱을 먹는 느낌? ‘신나’랑 나랑 씹어먹으면서 헛웃음을 끊지 못했다. 이렇게 어이없게 맛 없는것도 신기했다. 그리고 우유를 먹어야해서…우유라고는 Milk2Go라고 하는 유치뽕짝 플라스틱 통밖에 없어서 그냥 샀는데…와우….물에 하얀 플라스틱가루를 탄 맛과 냄새. 암 걸릴것 같아서 두 모금 마시고 버렸다…쓸때없이 비싸기까지했다…그거 한통에 4.50불….공항은 사기 그 자체다. 다행히 이 이후로 여행은 너무 원더풀했다.

13시간 후, 퉁퉁 부운 다리로 하와이 와이키키 공항에 오후 5시에 도착했다. 쌀쌀한 토론토와 달리 따뜻해서 일단 기분이 좋았다. ‘신나’는 야자수랑 산이 보인다고 (토론토에는 절대 못보는것들) 신나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난 빨리 버스 잡자고 “야, 이게 뭐 예쁘다고 찍어”라며 짜증 냈다. 신나야, 미안했다, 너의 순수함을 몰라주고…

우린 비행기에서 액체와 스낵밖에 못 먹어서 (밥 안주는 비행기 탄건 이게 처음…7.5시간 타는 비행기에서도 안 줬다. American Airlines, 이 짠돌이들) 일단 배를 좀 채우자며 음식 사냥을 했다. 공항에 버거킹이 보여서 얘들처럼 달려가 Whopper 세트 시켰다. 미국돈으로 세트 하나가 14불이었다. 우린 머리에서 캐나다화로 자동 환산을 해서 (환율이 1.3이니까…) 18불로 느껴졌다. 머리가 좋으면 마음이 힘들때가 이런때인가보다.’신나’가 너무 비싸다고 기겁을 했고, 난 “애는….공항은 원래 이렇잖아, 훗” 하면서 태연하게 행동 했으나 사실 나도 ‘요니 갓 뎀, 열라 비싸네’ 생각했다. 여러분, 공항음식은 언제나 사기입니다.

Whopper세트를 흡입하고 버스 타러 갔다. 공항매장 사람들한테 물어물어가니 허름한 버스 스탑에서 와이키키 호텔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우리가 생각한 하와이는 공항부터 화려할줄 알았는데, 솔직히 도로나, 버스 스탑이나, 도로 간판이나 뭔가 80년대스러운 촌스럽고 낡은 분위기가 났다 (나의 의견일뿐). 얕보는게 아니라, 이런데에 투자를 많이 안 하는걸 느꼈다. 관광지 구역에만 신경을 많이 쓸수밖에 없나보다.

20161109_213539-blog공항 버스스탑에서 기다리는 내 친구 ‘신나’. 아름다운 경치를 담으러 찍은건 아니다.하지만 저 트인 하늘, 야자수와 산 뒷배경이 참 그립다.

마을버스 19번, 아니면 20번을 타면 된다. “To Waikiki Beach and Hotels”, 이렇게 버스에 알아보기쉽게 써 있다. 인당 $2.50, 싼편이다. 버스가 왔는데, 난 나름 여행객들이 많이 타는 엑스프레스 버스일줄 알았는데, 완전 마을버스 느낌이다. 딱 봐도 하와이 주민들로 꽉 찼었다. 와이키키 호텔로 가는건 1시간이나 걸리니까, 마을의 중요부분에 다 멈추는 도시 애마였다. 여행객, 직원들이 아닌 진짜 하와이안들을 볼수있어서 좋았다.

‘신나’랑 나랑 샤워도 못한 몰골과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버스를 타니, 두 하와이안 아저씨들이 각자 우리 앉으라고 자리를 내 주셨다. 어머, 감동…사실 시퍼렇게 젊은 여행객들한테 자리 내줄 필요가 하나도 없는데, 우리를 배려해줬다는게 너무 감사했다. 토론토를 욕하는건 아니지만, 거기에는 늙은 노인분들을 위해서도 자리 안 내주는 사람들이 많은데, 여기는 첫 버스 경험부터 이러니, ‘아, 섬 사람들 인심 장난아니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생각은 여행 끝까지 간직할수있을만큼 우리가 스쳐간 하와이 사람들은 친절했다.

하와이안들은 알아보기 쉬운게, 피부가 말해준다. 햇빛을 정말 많이 본 피부니까…그냥 보면 그게 느껴진다.

버스가 공항을 나와서 큰 도로로 들어갔는데, 넓은 인도에 텐트들이 길게 줄 서서 처져있었다. 처음엔 뭔지 몰랐다. 난 무슨 캠핑 동호회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는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때도 끼고 바람도 꽤 본 텐트들이었다. 그래서 깨달았다…’아…노숙자들’…. 하와이는 그래도 365일 따뜻하니 이게 가능한거였다.

버스가  가면서 계속 텐트들은 보였고, 한번씩 옷들이 걸린 빨랫줄도 보이고, 이빨빠진 미소를 지은 주민 (?)들이 나와서 대화하는것도 보였다. 텐트들도 각자각색이고, 어떤 텐트들은 꽤 컸다…’이 큰 텐트에 사는 분들이 그래도 그나마 이 동네 부자들인가..?’라고 장난기없이 생각했다. 무거운 캐리어 들고 13시간 비행기 타고 한번 놀아볼 생각으로 온 내가 갑자기 너무 허무하게 느껴졌다…하지만 이런 생각 해봤자 뭐하나…난 수많은 다른 관광객들과 다름없이 똑같은 레스토랑, 매장, 술집들에서만 돈 쓰고 떠날사람이니…정확히 왜인지 모르겠지만 여행 내내 한번씩 이 텐트들이 생각나곤 했다. 화려한 샤핑몰과, 키 크고 번쩍이는 호텔들 뒤에는 왠지 그 텐트들이 숨어있는것같았다. 항상 화려함뒤에는 그 반대가 존재한다는건 뻔한거지만, 막상 눈으로 보니 여행이 끝나고 아직도 내 머리를 쉽게 떠나지 않는다.

버스에 한번씩 여행객들이 타고,  거의 마을 사람들이었다. 한 40분후에 큰 빌딩들이 보이고 호텔들도 보이고, 그 스케일과 호화함을 눈에 담았다.우리는 구글이 내리라고 말해준 스탑에서 내리고, 사진 찍어둔 구글맵따라 호텔을 쉽게 찾았다. 인터넷이 없으니…

운 좋게도 우리 호텔은 위치도 무난했고, 깨끗하고, 방안에 와이파이와 간단한 조식도 숙박비에 포함돼있었다. 다른 호텔들에선 와이파이를 방안에서 쓸려면 돈을 따로 내야하는데…그리고 제일 좋은건 우리방의 뷰였다.

20161109_233237.jpg 방 발코니에서 보이는 뷰. 내일 아침에는 더 아름다운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일단 씻고, 쉬면서 잘 도착한거를 자축하면서, 뭘 먹을까 고민했다. 호텔의 빵빵한 와이파이를 써서 Yelp에서 만만해보이는 Sam’s Kitchen을 찾기로 했다. 그러다가 못 찾아서 헤매고, 그냥 어느 조그만 플라자에 들어가 또 헤매다가 두 장사하시는 한인 아줌마들이 쉬면서 수다뜨는걸 목격했다. ‘신나’가 그래도 우리 둘 중에 더 싹싹하니까 귀엽게 물어봤다. “죄송한데요, 여기 근처에 빠르고 괜찮은 테이크아웃할수있는 음식점 없나요?”. 아줌마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한 무표정으로 우리한테 친절하게 거리 건너에 있는 푸드코트를 소개시켜주셨다. 진짜 무표정들이셨는데, 진짜 친절하셨다. 길 안 잃게 디테일하게 설명해주시는데, 정말 무표정으로 해주셨다. 진짜 이런 느낌 처음이였다.

‘신나’나 나나 신기해하면서 쓸때없이 웅장한 푸드코트에 가고, 그 유명한 Panda Express에서 볶음밥, Orange Chicken과 야채 볶음 나눠 먹고 (엄청ㅇㅇㅇㅇㅇ 맛없었다…다들 뭔 맛으로 먹는지…), 1m 간격마다 거리에 보이는 ABC Store (편의점 체인) 에서 치토스 사고 맥주사고 생필품 몇개 사고, 먹고 잤다.

우리의 첫날은 다행히 이렇게 잘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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