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 11월 2016 – Day 3

아침에 ‘신나’는 서핑 배우고, 나는 앉아 놀았다. 멋있게 서핑하는 사진을 멋지게 담아줄려 노력했지만, 서핑은 물에 좀 깊게 들어가야하니까 너무 멀어져서 누가 ‘신나’인지 몰라봤다. 검은색 래시가드를 입고있었는데, 모두 다 검은색 래시가드를 입고있어서 ‘신나’를 추적하지 못 했다. 아무리 카메라 렌즈 확대하고 봐도 그 닝겐이 다 그 닝겐임. 멋있게 서프보드위에 서서 파도를 타는  사람을 보면 일단 찍었다. 혹시 ‘신나’의 찬란한 서핑 성공기의 흔적으로 남을수 있을까봐… ‘신나’는 찍은 사진들을 보고 “내가 어딨지? 근데 이렇게 잘 타는 사람은 진짜 내가 아니야 ㅋㅋㅋ” 그랬다.

난 멀리서 보는데도 서핑은 정말 힘들다고 느꼈다. 나중에 ‘신나’의 무릅은 파랗게 멍 들어있었다. 배움의 흔적…

20161111_162404.jpg‘신나’의 멋진 서핑체험을 촬영하는것에 실패…저 멀리 보이는 검은 점들이 거의 다 서핑하는 사람들

나중에 배가 고파서 해변가까이에 있는 Lulu’s Waikiki 레스토랑에 갔다. 2층에 있는 레스토랑인데, 벽이 뻥 뚫려서 바깥을 볼수있다.

20161111_175906.jpg2층에있는 Lulu’s Waikiki 에서는 이 뷰를 즐기면서 식사할수있다.

Lulu’s는 샌드위치/버거도 맛이 괜찮고, 멋진 뷰와 시원한 바람을 즐길수 있는데, 서비스가 매우 느렸다. 자리에 안내 받아서 앉아도 한참 웨이터가 안 왔다. 우리는 햄버거 하나, 피시 샌드위치 하나를 시켰는데, 한 시간을 기다렸다. 레스토랑이 반도 안 찼었는데… 한 50분동안 음식을 기다린 후, 웨이터가 내 눈을 마주쳤다. 내가 너무 간절한 눈빛으로 쳐다봤나보다. 너무 배고팠다… 조금 있다가 찾아와서 우리 음식이 곧 나올거라고, 지금 피시 샌드위치 주문이 너무 많아서 밀려있었다고 얘기해줬다.

음식을 오래 기다려도 새로운 환경이니까 나름 즐겼다. 우리의 몸에 불어있던 잔잔한 모래가 마르면서 테이블에 조금 떨어지고, 그걸 닦아내고, 그게 웃겨서 웃고, 그냥 배고파서 웃고, 옆사람이 시킨 샐러드가  너무 형편없어서 웃고, 그러면서 보냈다. 일상을 여행 온것처럼 살수있으면 좋을텐데…시도를 해봤지만 힘들다. “그래, 여행이 따로 있나? 깨어있는 시간들을 새로운 느낌으로 보내면 일상도 새로울수있어!” 하면서 아침을 시작해도, 오후가 되면 소주를 그리워하면서 한숨을 쉬는 나를 발견한다. 어쩔수없는것같다. 매일매일 똑같은 것들은 지루할수밖에 없지만, 고마운 마음을 가지면서 산다면, 그래도 좀 나은것같다. 근데 그런 마음을 맨날 유지하는게 힘들다고요.

1478976906193.jpg 좌:  그릴드 아일랜드 피시 (Grilled Island Fish)샌드위치     우: 뽜인애플 링이 들어가고 데리야끼 소스를 패티에 듬뿍 바른 알로하 (Aloha) 버거. 맛있었다. 쥬스는 POG (Passion Orange Guava를 줄인 말). 메뉴에도 그냥 POG라 써 있다.

우리는 밥을 먹고 해변으로 돌아갔다. 와이키키 해변에는 서핑/비치파라솔 렌팅하는 스탠드가 몇개있다. $40을 내고 비치파라솔 하나, 해변의자 두개를 하루 종일 렌트했었다. 12시쯤에 밥 먹으러 떠났을때 주인아저씨한테 밥 먹고 돌아온다는 말을 안 해서, 아저씨가 우리 갔다고 우리의 꿀자리를 다른 사람들한테 줘 버렸음…그런 다음 더 안 좋은 자리를 받게됐음… 여러분, 잠깐이라도 자리를 뜨실려면 아저씨한테 말하고 뜨세요. 안 그러면 아저씨가 딴 장사합니다. 뭐, 아저씨는 잘못이 없다…장사하시는 분이시니까 당연히 자리가 비면 채우는게 맞다.

해변에서 또 앉아서 음악 듣고, 책 읽고 즐기다가 호텔로 돌아갔다. 씻고, 쉬다가 슬슬 Ala Moana Shopping Centre로 갔다. 3층 샤핑몰인데, 중간 중간 모든 층의 천장이 뚫린 야외 샤핑몰이다. 그거 빼곤 그렇게 특이하진 않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3층에 가니까 오히려 이 샤핑몰의 묘미가 드러났다. 귀여운 전구들, 키 큰 나무들과 틈틈히 놓인 나무벤치들이 인상적이었다. 금요일 저녁인데도 몰이 바쁘지 않아서 공원에 놀러온 느낌이 났다.

1478971616126 blog.jpg 공원에 놀러온 느낌

 

1478971620492 blog.jpg랑하는 윌리엄스 소노마에서도 한 컷 (주방용품 백화점). 천장이 뚫려서 상쾌한 공기를 즐길수있었다.

이렇게 돌아보고 몰안에 있는 ABC Store에서 한국사람들이 자주 사 먹는 스팸 무스비와 우리가 좋아라하는 과일주스 사고, 불꽃놀이 보러 몰에서 아주 가까운 Magic Island해변으로 갔다. Magic Island는 사람들이 만든 인조해변이다. 힐튼 호텔에서 매주 금요일 밤 7:45에 펼치는 불꽃놀이를 멀리서 즐길수있다.

7:15분쯤에 벌써 많은 사람들이 물가의 잔딧풀에 의자를 펼쳐놓고 저멀리 해변건너를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도 ABC Store 에서 산 스낵을 펼쳐놓고, 종이 봉투 찢어서 깔고 앉았다. 주스도 당연히 맛있고, 공기도 좋고, 건너로 보이는 호텔빌딩으로 가득 찬 야경도 멋있고, 좋았다. 스팸 무스비는 밥덩어리에다 얇은 달걀부침과 소스바른 스팸 슬라이스에다가 패션센스 쩌는 김 허리벨트 하나로 묶은 따뜻한 간식. 온장고에 보관돼있다. 맛있었는데, 놀랍지는 않았다. 그냥 생각 그대로의 맛. 20161111_235223.jpg하와이에선 빠질수없는 주스, 스팸 무스비, 그리고 추억의 콜라맛 젤리.

비디오도 찍었는데, 비디오 올릴려면 WordPress에서 돈을 더 내란다. 그래서 안 올림. 여기 사진 한 장 보소 (무책임).

20161112_004542.jpg공짜임에 불구하고 너무 좋았던 힐튼 호텔의 불꽃놀이 쇼! 사람들 많다.

불꽃쇼만큼 기억에 남는건 몇몇 하와이 주민들의 금요일밤 가족 문화였다. 쇼가 끝나고 버스정류장으로 가는길에 보았다. 어린 아이들이 있는 가족들이 테이크아웃 한 음식을 먹고 배경음악 틀고 놀고 있거나, 돗자리 깔고 캠핑용 냄비로 저녁을 만들기 시작했었다. 아이들은 신나서 뛰놀고, 엄마한테 달려가 안기고, 훈훈한 모습이였다. 우리는 불꽃쇼 끝나면 집에 갈 생각만했는데, 이분들에겐 불꽃쇼가 금요일밤의 시작을 여는 개막식이었다. 다른 도시들에서도 볼수있는 풍경이지만, 다른 도시에는 불꽃쇼가 없으니, 조금 색다르게 느껴진다. 집 근처에 이런 조그만 이벤트들이 있으면 가족끼리 더 가까워질수있는 기회도 자연스럽게 많아지는것 같다.

버스 타고 돌아온 후, 저녁을 제대로 못 먹은 우리는 야식을 먹으러 나갔다. 하와이에 대해 그리운것 중 하나는 새벽 1시에 나가도 날씨가 너무 좋다는거…티에다 반바지면 준비 끝. 매장들도 늦게까지 여니까 볼것도, 할것도 많다.

우리가 간 곳은 꽤 알려진 라면집, Ramen Nakamura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추. 내 라면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 말 다했죠? 비위생적인걸 떠나서 맛이 없었다. 여기의 특식인 소꼬리 라멘을 시켰는데, 소꼬리를 제대로 안 끓여서 누린내도 나고, 고기도 정말 질겼다.

20161112_031916.jpg왼쪽은 미소 라면, 오른쪽은 머리카락이 나온 소꼬리 라면 (oxtail ramen). 소꼬리 고기는 갈은생강+간장에 찍어먹게 마련해줌.

ABC Store에 들러서 ‘신나’는 지인들에세 선물할 마카데미아 초콜렛 사고 호텔에서 같이 쌍팩 하고 잤다.

Day 4로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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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thought on “하와이 – 11월 2016 – Day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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